216번 신규 용병 미드나잇 등장!
당신은 정의감으로 가득한 아이였습니다. 선한 사람들을 돕고, 악한 사람들을 붙잡고 싶었던 당신은 경찰관이 되고 싶었습니다. 당신은 공부와 운동 모두 학교에서 1등이었습니다. 선생님은 당신에게 판사가 되어보는 건 어떻겠냐는 얘기를 했지만, 당신은 범죄자들을 직접 잡아넣고 싶어 했습니다. 그렇게 당신은 경찰 학교에 수석으로 입학하게 됩니다. 경찰 학교에 다니던 어느 날 밤 당신은 어두운 골목을 지나가던 중 사람을 갈취하는 불량배 무리를 발견하고 겁 없이 뛰어듭니다. 처음엔 당신이 우세했지만, 수가 많은 불량배 무리에 서서히 밀리기 시작했습니다. 결국 유효타를 허용하고 만 당신. 위기의 상황에서 갑자기 처음이지만 익숙한 힘이 느껴집니다.
당신은 자신도 모르게 불량배 무리에게 손을 뻗고 힘을 주었습니다. 그 순간 당신의 손에서 쇠사슬이 튀어나와 그들을 결박했습니다. 당신도 모르고 있던 초능력이 발휘된 것이었습니다. 당신은 결박한 무리를 신고한 뒤 현장에서 사라졌습니다. 사건을 해결한 당신은 밤마다 뒷골목 같은 장소만을 골라 자경 활동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얼마 지나지 않아 밤마다 나타나 악당을 제압하는 당신에겐 미드나잇이라는 별명이 붙었고, 치안도 눈에 띄게 좋아졌습니다. 그러나 꼬리도 길면 밟히는 법, 어느 날 당신의 집에 검은 양복의 사나이들이 찾아옵니다. 그들은 당신과 같은 초능력자를 찾아 비밀 요원으로 포섭하는 자들이었습니다. 그들은 당신에게 정부에서 초능력의 존재를 감추고 있으며 초능력자가 발견되면 비밀 기관에 포섭하고 있다고 얘기를 했습니다.
그리고 그들은 정부의 비밀 요원이 될 것을 권했습니다. 당신은 알 수 없는 찝찝함에 거절하고 싶었지만, 그들에게서 느껴지는 무언의 압박에 결국 비밀 요원이 되기로 합니다. 온갖 불법적인 일을 하게 될지도 모른다고 걱정했던 것과 달리 비밀 요원은 생각보다 경찰관에 가까웠습니다. 그 정체가 비밀이라는 것과 초능력을 사용한다는 점만 제외하면 말입니다. 그러나 경찰관과 같이 법에 따라야 했기 때문에 범죄자들이 교묘하게 법망을 피해가, 붙잡고도 처벌하지 못할 때도 있었습니다. 당신은 이렇게 범죄자를 놓아줄 때 분노했지만 자의로 나서서 처벌했다가 비밀 요원 자리를 잃게 되면 이렇게 범죄자들과 싸울 수도 없게 될 거란 생각을 되뇌며 생각하며 참았습니다.
경험을 쌓아가자 서서히 당신에게 주어지는 임무가 막중해지기 시작했습니다. 심지어 마약으로 악명 높은 범죄 조직을 혼자 소탕하는 임무가 내려올 정도였습니다. 막대한 임무를 맡게 되면서부터 당신은 처음에 조직을 뛰쳐나가지 않길 잘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당신에게 지금까지 맡아본 적 없는 막대한 임무가 내려왔습니다. 어느 분쟁 지역에 단독으로 잠입하여 군사 지도자를 암살하는 임무였습니다. 상관의 말에 따르면 그는 분쟁 지역을 장악한 군사 지도자로 매우 악독한 인물이라 하였습니다. 단독으로 임무를 수행하게 된 당신. 겪어본 적 없는 힘겨운 상황 속에서 간신히 암살은 성공했으나 사방에서 몰려온 적에게 포위당하는 위기에 처합니다.
초능력을 너무 많이 사용해 초능력도 더는 발휘되지 않고, 가져온 탄약도 모두 소모된 위기의 상황. 당신은 죽음을 직감했으나 마지막으로 남은 권총 한 자루를 들고 탈출을 감행하기로 합니다. 정의를 집행하는 자신이 악에 굴복해선 안 된다는 단순하면서도 강렬한 이유 때문이었습니다. 그러자 처음으로 힘이 발휘되었던 때와 비슷한, 그러나 더 강력한 힘이 솟아나고 피로는 사라졌습니다. 당신이 새로운 힘을 사용하자, 쇠사슬뿐만 아니라 낫과 쌍권총까지 만들 수 있게 되었습니다. 새로운 힘을 얻고 더 강해진 당신은 적들의 포위를 뚫고 탈출에 성공합니다. 돌아가는 차 안. 라디오 소리가 얼핏 들려옵니다.
"...새로 선출된 대통령이 알 수 없는 공격으로 인해 암살당했다는 소식..."
"...새로 선출된 대통령은 수년간 이어진 내전을 종식하리라는..."
"...전세계의 여러 지도자는 분노를 표명..."
피곤 탓에 졸고 있던 당신은 깜짝 놀라 일어납니다.
당신이 암살한 인물이 악독한 군사 지도자가 아니라, 내전을 종식할 거라 기대를 받고 있던 대통령이었단 사실을 알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기관에 도착한 당신은 상관에게 거짓말에 대해 따졌습니다. 그러나 상관은 '우리는 명령을 받아 수행하는 자들이다. 몇 년을 일했는데 그걸 모르나. 거짓말? 자네를 움직이려면 어쩔 수 없었다네.' 라고 할 뿐이었습니다. 자책감과 회의감에 빠진 당신은 요원을 그만두겠다고 했습니다. 상관은 마지막 임무를 수행한다면 그만두는 것을 허락하겠다고 합니다. 당신은 상관의 제안을 받아들였습니다.
마지막 임무는 어느 독재 국가에 단독으로 잠입하여 생화학무기 공장을 폭발시키는 임무였습니다. 이전 임무보다도 더 어려운 임무였지만 강해진 당신에겐 어렵지 않았습니다. 잠입하여 공장에 폭발물을 설치했고, 이젠 빠져나와 스위치만 누르면 되는 상황. 그런데 갑작스럽게 공장에 폭격이 쏟아지기 시작했습니다. 당신은 그제야 마지막 임무가 자신을 죽이기 위한 함정이란 걸 깨달았습니다. 상부에서는 당신에 대해 잡아두려 해도 더 명령을 따르지도 않을 테지만 그렇다고 사회로 내보내면 초능력의 존재나 비밀 기관의 존재, 불법적인 임무 등에 대해 입을 열 수도 있는 애물단지라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상부에선 이미 폭격이 예정되어 있던 생화학무기 공장에 그를 보내 통째로 없애버리려 했던 것이었습니다.
폭격 속에서 자신이 속았음을 깨달았지만 이미 때는 늦은 뒤였습니다. 그렇게 당신은 죽음을 맞이하게 됩니다. 그리고 당신은 어둠 속에서 눈을 뜹니다. 깜깜한 어둠 속. 목소리가 들려옵니다. 어둠 속의 존재는 자신이 힘을 부여해준 존재라고 하며 당신에게 정의를 구현할 기회를 주겠다고 합니다. 그러나 이를 받아들이면 그 대가로 중요한 무엇인가를 잃게 된다고 합니다. 악한 이들을 응징하고 싶었던 당신은 이 제안을 받아들이기로 합니다. 차가운 바람에 정신을 차려보니 당신이 살던 도시의 구석진 길거리 바닥입니다. 그러나 지나가는 사람들의 모습이나 도시의 모습이 어딘가 낯섭니다. 잠깐에 불과한 줄 알았던 어둠 속에서의 시간이 사실은 긴 세월이었던 것이었습니다.
당신은 제안을 받아들여 잃어버린 것이 시간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자신이 살던 때와 지금의 차이점을 조사했습니다. 현시대는 당신이 살던 때로부터 수십 년이 흐른 뒤였습니다. 초능력의 존재는 이미 사람들에게 알려졌을 뿐 아니라, 다양한 히어로들이 활약하고 있었습니다. 또한, 당신은 기록에서 사라져 존재하지 않는 사람이나 마찬가지였습니다. 당신이 어릴 적부터 원해왔던 정의를 구현하는 영웅이 될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찾아왔던 것이었습니다. 초능력을 처음 얻었던 때처럼 당신은 미드나잇이란 이름으로 자경 활동을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악당으로 보이는 인물을 발견하면 죄의 경중에 상관없이 모두 죽여버렸습니다. 모든 악당을 죽이고 다니는 당신의 악명은 삽시간에 퍼져나갔습니다.
그러나 당신은 깨닫지 못했습니다. 아니, 깨달을 수 없었습니다.
어둠 속 존재의 제안을 받아들인 대가로 자신이 양심을 잃은 정의가 되었단 사실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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