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도 괴담
친구 K양이 들려준 이야기입니다.
어느 날, K양과 여자친구 1명, 남자친구 1명까지 셋이서 술을 마시러 갔었다고 합니다.
한참 술을 마시고 가게에서 나왔을 때는 이미 막차가 끊긴 시간이었다고 합니다.
[이런, 어디서 자고 가야겠네.] 라는 말이 나와 어쩔 수 없이 그 근처의 러브 호텔에 3명이 같이 자고 가기로 했답니다.
3명은 침대 옆에 세로로 나란히 누워 잠을 청했습니다.
그리고 다들 잠에 빠져 조용해진지 2시간 정도 지났을 때였습니다.
한복판에서 자고 있던 여자친구가 갑자기 K양을 깨워서 굉장히 겁에 질린 얼굴로 [빨리 돌아가자!] 라고 말하는 것입니다.
[뭐? 지금 막 누웠잖아...] 라고 K양은 투덜댔지만, 그 친구는 [부탁이니까 돌아가자. 이유는 이따가 말해줄게. 꼭 자고 싶으면 나 혼자 갈거야!] 라고 몇번이고 말했다는 겁니다.
그 모습이 분명히 범상치는 않았기 때문에 K양은 주섬주섬 일어나서 옆에 누운 남자친구를 깨웠다고 합니다.
하지만 그 남자친구는 몇 번을 깨우려 해도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만취 상태인 탓에 말도 제대로 통하지 않았기 때문에, 결국 둘이서 먼저 돌아가기로 했습니다.
그리고 첫 차 시간이 될 때까지 주변 편의점에서 시간을 때우고 있는데, 갑자기 K양의 휴대폰이 울렸습니다.
전화를 건 것은 호텔에 남겨두고 온 남자친구였습니다.
[아직 자고 있을텐데...?] 라고 생각하며 전화를 받았더니, 그는 갑자기 [너희들 왜 나만 그런 방에 버려두고 간거야!] 라고 소리쳤다고 합니다.
그러자 옆에 있던 여자친구는 [걔도 봤나봐...] 라고 멍하니 중얼거렸습니다.
친구들은 그 방에서 무서운 것을 봤다고 합니다.
자다가 목이 말라서 눈을 뜬 친구가 냉장고 쪽에 가려고 일어섰는데, 그 순간 천장에서 머리가 긴 여자가 거꾸로 매달린 모습으로 불쑥 나타났다는 것입니다.
그 여자는 피가 흐르고 있었던 것인지 얼굴이 피투성이였다고 합니다.
그리고 무엇을 호소하는 것 같은 목소리가 들렸던 것 같은데, 친구는 그것이 무슨 말인지 알아차리지 못했다고 합니다.
친구의 몸은 마치 가위에 눌린 듯 잔뜩 굳어서 움직일 수 없었고, 그런 상태가 1분 가량 지속됐다고 합니다.
그리고 순간적으로 시선을 돌린 순간, 그 귀신은 사라지고 움직일 수 있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그 날은 남자친구와 합류해서 바로 집에 돌아갔지만, 다음 날 정오쯤 아무래도 기분이 나빴던 3명은 관리인에게 항의를 하기 위해 그 호텔로 향하게 됐다고 합니다.
그런데 그 호텔의 주변에는 경찰과 경찰차가 잔뜩 몰려 진을 치고 있었다는 것입니다.
3명은 무슨 일이 있었는지 듣고 불평도 할 겸 호텔 입구에 서 있던 관리인에게 다가갔습니다.
그리고 [무슨 일이 있나보네요? 우리들도 어제 여기서 이상한 걸 봐서 정말 기분이 나쁜데요.] 라고 말했다고 합니다.
그러자 관리인은 표정이 잔뜩 어두워져 무엇을 봤는지 물어봤다고 합니다.
3명은 어제 자신들이 봤던 광경을 설명했습니다.
그 이야기를 듣는 동안 관리인의 얼굴은 점점 일그러졌습니다.
그리고 3명의 말이 끝나자 그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어젯밤, XXX호실에서 어느 여자가 야구 배트로 머리를 얻어 맞아 살해당했다고 합니다...]
여자가 죽었던 방은 그 3명이 자고 있던 바로 윗방이었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죽음을 당한 시간과 거의 동시에 친구는 천장에서 나타난 여자의 귀신을 봤던 것입니다.
그 이야기를 들은 순간 3명은 온 몸에 소름이 끼쳐서 바로 그 호텔에서 도망치듯 돌아왔다고 합니다.
아마 천장에서 나타났던 여자의 귀신은 생령이 아니었을까 생각해봅니다.
도와달라는 강한 생각이 그런 모습으로 아랫 방에 나타났던 것은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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