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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 홈페이지 주소
작성자 대령5괴담 작성일 2020-03-15 01:03 조회수 1,325

투고:A



1990년 10월, 내가 미국의 대학에서 경험한 이야기다.


미국 대학에서는 어떻게든 과제로 레포트를 쓰게 된다.

물론 PC를 사용해서 작업하고 있었다.

내가 다니던 대학에는 50대 정도의 컴퓨터가 갖춰진 연구소가 여러동 있었다.

학생들이 여기서 컴퓨터를 쓸 수 있었기 때문에 밤새도록 레포트를 작성하곤 했다.



그 날도 나는 여전히 레포트 작성에 바빴다.

저녁 식사를 끝마치고, 기숙사에서 짐을 챙겨 컴퓨터가 있는 연구소로 들어가 PC 앞에 앉았다.

당시는 매일 매일이 똑같이 돌아가고 있어 지긋지긋하다고까지 생각하고 있었다.



연구소의 PC는 인터넷에 연결되어 있었다.

아직 보편적으로 사용하던 웹브라우저가 [모자이크] 였던 시절이다.

홈페이지라고 해봐야 연구자들이 연구 성과 발표용으로 만든 것이 대부분이고, 그다지 재미있는 것도 없었다.

검색 엔진 같은 것은 아직 나오지도 않았고, 홈페이지 주소는 제작자 본인에게 직접 듣고 들어가는 식이었다.



그 날 밤, 나는 평소처럼 레포트를 계속 쓰고 있었다.

그러다 문득 책상 한켠으로 시선을 돌렸는데, 연필로 홈페이지 주소가 적혀 있었다.

아마 학생이 메모를 할 곳이 없어 적어둔 것인가 싶었다.

기분 전환이라도 할 생각으로 나는 그 주소를 입력했다.



잠시 후 화면에 메인 페이지가 나타났다.

나는 내 눈을 믿을 수 없었다.



거기에는 어둑어둑한 방의 바닥에 피투성이가 되어 쓰러진 남성의 사진이 올라와 있었다.

지금에야 이런 잔인한 사진도 얼마든지 인터넷에서 찾아낼 수 있겠지만, 당시의 나는 그런 충격적인 사진은 처음 보는 것이었다.

온 몸에 전율이 일고 구역질이 났다.



자세히 보니 이미지 밑에는 이런 문장이 한 줄 써 있었다.

"A guy in Michigan, aged around 30, Killed by me today"

틀림 없이 살인자가 자신의 범죄를 자랑하려고 만든 사이트였다.



나는 엄청나게 터무니없는 것을 알아 버린 것 같다고 생각해서 곧 연구소를 뛰쳐 나와 기숙사로 돌아갔다.

다음 날까지 누구와도 말할 수 없었다.



다음 날 아침, 나는 다시 연구소에 갔다.

그리고 어제 그 사이트가 잘못 된 것이 아니었는지 확인하기 위해 다시 접속했다.



나타난 것은 역시 같은 어둑어둑한 방의 사진어었다.

그러나 이번에는 바탁에 쓰러져 있는 사람이 나체로 천장을 보고 있는 여성이었다.

왼쪽 **에 큰 칼이 꽂혀 있다.

입, 코, 귀에서는 피가 흐르고 있다.



사진 밑에는 또 다시 글 한 줄이 써져 있었다.

"A bitch in Michigan, aged around 30, Killed by me today"



즉시 나는 대학교 근처의 경찰서에 가서 경찰에게 사실을 말했다.

그러나 아직 인터넷이 보편화되지 않았던 시절이었다.

[인터넷에서 살인자가 희생자의 사진을 올려놓고 있다] 고 말해도 잘 이해하지 못했다.

거기에 부끄러운 이야기지만, 나의 모자란 회화 능력까지 더해져 결국 그냥 돌아올 수 밖에 없었다.



공포와 호기심이 뒤섞인 독특한 감정에 사로잡혀 나는 다시 연구소에 돌아와 그 사이트에 접속했다.



그런데 바로 몇 시간 전까지 있었던 사진이 어느새 사라져 있었다.

그 대신 어째서인지 내 주소와 전화번호가 써져 있었다.

그 아래에 글이 한 줄.

「You are the next star on my Web.」



나는 소지품의 대부분을 친구에게 맡기고 이틀 뒤에 귀국했다.

미시간 대학에서 겪었던 나의 실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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