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더운 여름, 어느 날이었습니다.
그 날은 아버지께서 지방으로 출장 가셨습니다.
아버지께서 집을 비우시는 날이 많지 않으셔서, 이런 상황이 익숙하지 않으신 어머니는 저에게 같이 자자고 하셨습니다. 딸에게 의지하는 그런 어머니의 모습이 왠지 귀엽게 느껴졌습니다.
늦게까지 거실에서 어머니와 함께 이야기를 나누면서 티비를 보다가,
어느새 잠이 들었습니다.
그런데 한잠 자고 있다가 숨이 탁 막혀 왔습니다.
답답한 느낌에 일어나려고 하니,
몸이 움직이지 않았습니다.
목소리도 나오지 않았습니다.
옆에선 어머니께서 등을 돌리고 주무시고 계셨습니다.
어머니를 불러 아무리 깨우려고 했지만,
목에서 맴도는 말은 나오지 않았고,
손을 뻗으려고 해도 움직이지 않았습니다.
이런 게 가위인가 하고 당황하는데,
갑자기 저희 집 옆 교회에서 들려오는 소리가 있었습니다.
"주여!!!!!! 주여!!!!!! 주여!!!!!!!"
예배가 끝날 무렵이면 통성기도를 하는데
아마도 그 소리가 들리는 것 같았습니다.
집이 바로 교회 옆이라 늘 그런 소리를 들을 수 있었습니다.
평소에도 들리는 소리라서 저는 새벽인가 싶었는데,
문득 주기도문을 외우면 괜찮아진다는 이야기들이 생각났습니다.
처음 주기도문을 시작할 때는 말이 목에서 나오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주기도문을 (속으로) 외자 점점 목소리가 나기 시작했습니다.
이윽고 몸도 움직이지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처음 눌리는 가위에 너무 긴장했던 모양인지,
가위에 풀리고는 곧 다시 잠에 빠졌습니다.
아침에 일어나니 어머니께서 아침 준비를 하고 계셨습니다.
밤에 너무 신기한 경험을 해서 깨자마자 호들갑을 떨며 말씀드렸는데,
어머니께선 당황스럽게 놀라시며 말씀하셨습니다.
"응? 은혜야, 엄마……. 새벽기도 가서 그 때 집에 없었는데……?"
그렇다면 제 옆에서 등을 돌리고 자고 있던 사람은 누구였을까요?
만약 그 사람을 깨웠다면…….
[투고] 은혜님
[추신] 특정 종교에 대한 근거없는 비난이나 비방은 자제 부탁드립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