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모께서는 10여 년 전에 미국 시카고에 가셨습니다. 10년 가까이 시내의 콘도미니엄에 사시다가 몇년 전에 변두리의 월세 아파트로 옮기셨는데, 사연이 기구합니다.
이모께서 사시던 콘도미니엄 근처에 큰 호수가 있는데 호수 건너편에는 한 오두막 같은 별장이 있습니다. 누가 사는지는 모르지만, 거의 폐가 같은 분위기라서 다들 근처에 가길 꺼려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이었습니다.
이모께서 7살 난 아들(저에겐 사총동생)과 코스트코에 들렸다 오는데, 장 본 꾸러미가 너무 무거워서 이모부께 자동차로 데리러 오라고 하려고 공중전화로 전화를 걸었답니다.(그때는 핸드폰이 그리 보급됐던 시기가 아니라서)
하지만 전화를 마치고 옆을 보니 아들이 보이지 않더랍니다. 주변을 계속 돌아보았지만 아들의 행방을 찾을 수가 없었고, 결국 경찰에 신고를 했습니다.
그렇게 일주일이 흘렀습니다. 이상하게도 유괴였다면 유괴범으로부터 연락이 와야 할 텐데 아무런 연락도 없었습니다.
그러다 경찰에서 아들을 찾았다는 연락이 왔습니다. 경찰서로 가니 아들이 있었는데, 일주일이 넘게 본 아들은 보기에도 살이 엄청 쪄있었습니다. 평소 상당히 마른 편이이었는데 말이죠.
경찰은 이모가 사시는 콘도미니엄 근처에 있는 별장에서 아들을 발견했다고 합니다. 외상은 전혀 없었지만 충격이 컸던지 아들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이모께서도 충격이 크셨습니다. 창밖으로 보이던 오두막에 있던 걸, 계속 못 찾았으니 말입니다. 이윽고 집으로 돌아가니 사총동생은 안정이 되었는지 울음을 터뜨리며 그간 있었던 일을 말했습니다.
사총동생의 말에 의하면 사라진 당일, 전화하는 이모 옆에 있었는데 갑자기 눈앞이 컴컴해졌다고 합니다. 눈을 뜨니 허름한 별장 안이었는데, 20대의 젊은 누나가 과자와 장난감을 줬다고 합니다. 장난감과 과자는 방 안을 채울 정도로 잔뜩 있었고 누나는 계속 먹으라고 강요했답니다. 그리고 방 안에는 자기 말고도 다른 아이들이 있었는데, 다들 꾸역꾸역 과자를 먹었다고 합니다.(하지만 경찰이 별장을 **을 때 사총동생 말고는 아무도 없었다고 합니다)
이윽고 사건은 사총동생의 진술을 토대로 유괴범을 수배하는 것으로 진행되었습니다.
그리고 몇 달 후. 사총동생가 학교에서 시카고의 구전민담에 대해 배우게 되었는데 과제를 하던 중 책에서 '로크 위치(Roque witch)'를 보게 되었습니다. 책에 따르면 로크 위치는 젊은 여자로 변신해 어린 아이를 살찌워 먹는다고 합니다.
그 날부터 사총동생은 이상한 이야기를 하기 시작했습니다. 집 안에 그 누나가 돌아다닌다고. 밤에도 잠을 못 잘 정도로 악몽에 시달렸답니다.
결국 이모는 사총동생의 요양을 위해 시카고 변두리로 이사 갔다고 합니다. 사건 현장에서 멀어진 탓인지 그 후로는 그런 증상이 나타나지 않았다고 합니다.
[투고] 몽구스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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