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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 (영화) 천공의 성 라퓨타 후기,,,
작성자 중위5절망의빙크스 작성일 2013-12-08 11:00 조회수 60

하늘을 날다. 
인류의 오랜 염원이자 상상할 수 있는 가장 거대한 판타지가 아닐까? 미야자키 하야오의 작품들에는 몇가지 공식이 있다. 첫번째로 벌써 검을 머라카락보다 흰 머리가 더 많은 나이가 되었건만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은 아직 어린아이이다. 그가 아이들에게, 그리고 순수를 잃어버리지 않은 어른들에게 끊임없이 전하려 하는 메세지는 지나치게 직설적이고 아름답다. 그런 미야자키의 손 끝에서 창조된 주인공들이 (거의 대부분) 어린것은 어찌보면 당연한 귀결이다. 예외가 있다면 붉은돼지 정도일텐데 '파시스트가 되느니 돼지가 되는게 낫다' 라고 말하는 붉은돼지(포르코)는 어쩌면 몸만 커버린 미야자키의 괴리와 가장 닮은 주인공일지 모른다. 이처럼 아이들에게 눈 높이를 맞추고자 하는 미야자키의 히어로들은 의례것 힘이 넘치는 소년, 소녀들.. 두번째로 모두들 어찌나 잘 달리는지? 특히나 초기작들을 보면 어린나이임에도 불구하고 평균적으로 100m를 5초에 주파 가능해 보일 정도로 빠르다. 비현실적인 속도에 피식, 웃음이 나기도 하지만 섬세하게 묘사된 배경을 뒤로 하고 달리는 천진난만한 아이들의 모습이 시원시원하니 보기 좋다. (라고 나는 생각한다^^;) 세번째는 하늘, 궂이 날지 않더라도 미야자키의 작품엔 꼭 푸른 하늘은 빠지지 않고 등장한다. 그때의 부드러운 파스텔적 색감과 미묘한 빛의 표현은 매번 볼때마다 감동을 받고야 마는 아름다움이다. 거기에 더해 좀 더 직접적으로 하늘에 대한 열망이 들어난 몇몇 작품 중에 지금 다루고자 하는 천공의 성 라퓨타가 있다. 하늘을 난다. 비행 장면이 일품이던 붉은돼지가 비행 자체에 초점을 맞추었다면 천공의 성 라퓨타는 인간이 하늘을 향해 가지던 거대한 판타지 자체를 구름 위로 띄워 놓았다. 걸리버 여행기(대부분의 사람들이 동화를 떠올리겠지만 여기서는 원작 걸리버 여행기를 말한다) 3장에 등장하는 공중성 라퓨타 제국에서 영감을 받아 만들어졌으며 후반부에서는 기계문명과 독재체재에 대한 비판이라는 묵직한 테마가 강하게 엿보이는 등 결코 우리나라 대다수 어른들이 알고 있는 미숙한 만화영화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한발자국 넘어 부조리로 가득 찬 어른들의 사회에 또다른 생각의 여지를 던진다. 그러나 염세적이기만 한 오시이 마모루의 결론과는 달리 미야자키는 희망을 내 놓는다. 포기하지 않는 낙천적임이 그의 방법이고 그가 주장하는 세계이다. 미야자키 하야오 할배는 언제까지나 어른이 되지 않는 피터팬이니까. 80년대 열악했던 일본 에니메이션 시장에서 적은 자본으로 기교를 부려가며 만들어낸 천공의 섬 라퓨타는 지금의 왠만한 블록버스터 영화 저리가라 할 만큼 돈을 쏟아 부은 최근 작품들에 비하면 디테일은 떨어질지 모르나 그렇기 때문에 더욱 큰 획을 긋는 대작으로 다가온다. 부족한 프레임을 과감하게 분할해가며 풀었다가 조이고, 다시 풀었다가 조이는 미야자키의 타이밍 감각은 본능에 가깝다고 밖에 할 수가 없다. 꽃 한송이, 새 알 하나, 작은 숨결, 절묘한 대사와 같은 가장 작은것을 적재 적소에 배치하는 연출력으로 모든 불리한 제작 여건을 승리로 바꾼 미야자키 하야오. 거장이라는 칭호가 눈꼽만큼도 아까울리 없다. 라퓨타 신드롬이라는 것이 있다. 라퓨타를 본 사람들이 평소에 잊고 살던 하늘을 괜히 올려다 보게 된다 해서 퍼지게 된 말인데 그만큼 아름다운 하늘을 보여준다. 또한 결코 적지 않은 무게의 주제를 던진다. 만화영화는 아이들이나 보는 거라는 우리나라 사람들의 인식이 안타까울 정도로 (그래서 적은 상영관과 빈 자리에 적이 속 상할 정도로) 추천해주고 싶은 에니메이션이다. 토토로나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에서와 같은 세련된 cg나 삐까 번쩍 돈 들인 티는 안나지만 대신 그러한 부분들을 순수한 열정이 꽉 메우고 있는 것이 라퓨타다. 서로의 손을 잡고 뛰는 시타 파즈, 큰 극장 스크린으로 만날수 있어 너무 기뻤다. 누가 뭐래도 천공의 섬 라퓨타는 내 인생에 가장 큰 파문을 일으킨 작품 중에 하나로 기억되어 있으니까... 일본을 혐오하는 나조차도 이런 애니메이션 명작은 인정할수밖에 없다. 나도, 순수해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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