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 강도가 우리집에 들어올 확률2 재탕 | |||||
작성자 | 대위2™장 | 작성일 | 2012-02-23 12:24 | 조회수 | 3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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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도는 이렇게 말하고는 거실과 내 방 사이의 통로에 놓인 가족사진 근처로 갔다. 아버지, 어머니 그리고 내가 담긴 화목해 보이는 우리 가족사진이 벽에 걸려 있었다. 사실 화목해 보이는 것이다. 물론 나와 아버지의 사이, 나와 어머니의 사이에는 문제가 없다. 아버지와 어머니 사이에 문제가 있을 뿐. 아버지는 어머니를 사랑해서 결혼한 것으로 보였으나, 어머니는 아버지를 사랑해서 결혼한 것이라고 볼 수 없었다. 어머니에게서는 아버지를 사랑하고 있다는 느낌을 전혀 받을 수가 없었다. 어머니는 언제나 일을 핑계로 아버지를 떠나서 생활했고, 나 역시 그 덕분에 화목한 가정에서 생활하기는 힘들었다. 사실 어머니와 아버지의 관계를 생각하면 내가 태어난 것도 정말 기적적인 일이다. 그렇게 어렸을 때부터 어머니보다 아버지와 함께 생활해서 그런지 나는 아버지가 불쌍했고, 그렇기에 더욱 아버지를 잘 따랐다. “아빠랑 별로 안 닮았네?” 어지간히 할 말이 없는 강도인가? 강도주제에 별말을 다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네, 별로 안 닮았어요. 부*지간이라고 해서 무조건 외형적으로 닮으란 법은 없으니” 무시해서 이득 될 게 없다고 생각된 나는 강도의 말에 친절이 대답해줬다. “좋겠네. 너네아빠, 가족사진도 찍고 나는 찍지도 못했는데” “뭐가요?” “내 아내를 죽였거든” 강도는 갑자기 화가 나는지, 거울 속의 아버지를 주먹으로 쿵 치며 말했다. 강도의 갑작스런 행동에 놀라기는 했지만 그래도 중요한 사실을 알아냈다. 강도 녀석이 왜 우리 집에 찾아왔는지. 아무리 뛰어난 의사라고 해서 매번 100%의 성공률로 수술을 할 수는 없다. 인간이기에 실수를 할 수도 있고, 생각하지 못한 변수가 생길 수가 있다. 그리고 그것은 우리 아버지한테도 해당된다. 최근에 아버지가 신경질적이었던 일이 생각났다. 일주일 전부터인가? 아버지의 행동이 좀 이상했다. 심각한 표정으로 전화를 하는 것부터 시작해서 늘 내게 웃는 얼굴로 대하시던 아버지가 별것도 아닌 일로 내게 화를 냈고, 때리려고 손까지 들었었다. 나는 그 당시에는 너무 놀라 아버지께서 왜 그렇게 행동하셨는지 몰랐는데 오늘에야 비로소 알게 됐다. 내 추측이건데, 아버지는 최근에 어떤 수술을 실패하신 것 같다. 꽤 중요한 수술을. 그리고 그 수술의 대상은 아마도 저 강도의 아내일 것이다. 아직은 추측이지만 확률이 70%정도는 될 것 같았다. 그리고 이 추측이 사실이라면 내 목숨이 위험해지는 것은 당연했다. 강도가 복수심으로 아버지의 아들인 나를 죽일 수도 있으니까. 나는 불안했지만 단도직입적으로 물었다. “절 죽일 건가요?” 강도는 나를 돌아봤다. 복면 뚫린 구멍으로 녀석의 눈이 웃고 있는 게 보였다. “네가 보기에는?” “50%요” “100%로야” 강도는 그렇게 말하고는 내 방으로 들어갔다. 솔직히 강도의 속사정을 알고 나니, 살짝 측은한 마음이 들기도 했지만, 강도가 지금 저지른 행동은 분명히 죄였다. 나는 더 이상의 큰일을 막기 위해 강도를 설득해야했다. 강도는 내 방에서 나오면서 내게 말했다. “너 록음악을 좋아하는 구나” 아마도 내가 아버지 몰래 숨겨두었던 록 앨범들을 뒤진 듯 했다. “네” “내가 앨범 몇 장만 가져간다. 내가 좋아하는 앨범이 있어서, 미안”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강도가 물건을 훔치는 건 당연했다. 그리고 록 앨범보다 지금은 저 강도를 설득하는 게 중요했다. 나름 어렸을 때부터 말을 잘하는 재능이 있었던 나였기에 어느 정도 사람을 설득시키는 데 있어서는 자신이 있었다. “저기 강도 아저씨” “왜 그러냐?” “이 세상에 100%의 확률로 수술을 성공하는 의사는 없어요. 의학적인 실수로 억울하게 가족을 잃은 아저씨 마음은 잘 알겠는데, 그것 때문에 아버지 또한 상처를 받으셨어요. 아저씨가 우리 아버지나 다른 누군가를 해코지한다고 해서 죽은 아내가 돌아오는 건 아니에요.” 강도 아저씨의 얼굴이 순간 진지해졌다. 복면에 가려서 표정은 보이지 않았지만 눈빛만 봐도 알 수 있었다. 내 설득이 통하고 있다고 생각했다. “아내가 살아나지는 않지만, 다른 사람을 살릴 수가 있어” “무슨 말씀이에요?” “100% 다른 희생자가 생길 거야” “저희 아버지가 일부러 아저씨의 아내를 죽였단 말인가요? 아버지는 그럴 분이 아니에요!” 강도 아저씨는 내 말을 무시하더니, 거실에 걸린 벽시계를 보며 엉뚱한 소리를 했다. “너 평소에 몇 시에 자냐? 몇 시에 자냐고” “왜요?” 나는 퉁명스럽게 대답했다. “대답해라 얼른” “12시에서 1시 사이에 자는데요, 거의 지금 시간에 자요.” 내가 말을 하자마자 강도는 나를 들더니 아버지방 침대에 나를 눕혔다. 그리고는 거실 불이며 실내에 켜진 전등을 모두 껐다. 강도는 칼로 위협하며 내게 말했다. “한마디도 하지 말고 자는 척해, 허튼짓 하지 말고” 나는 순간 강도가 무슨 의도로 저런 행동을 하는지는 몰랐지만, 강도의 말을 순순히 따랐다. 내가 조용해지자 강도는 방문 뒤에 숨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