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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 탈북자의 詩 (2편)
작성자 소위3오직태연뿐 작성일 2011-04-08 16:50 조회수 20
나는 살인자

 

 


나는 살인자

스스로의 심판에

이미 처형당한 몸

 

  

출근할 때

눈물밖에 가진 게 없어

동냥손도 포기한 사람 앞을

악당처럼 묵묵히 지나쳤다

하여 퇴근할 땐

그 사람은 죽어 있었으니

 

  

이렇게 아침부터 저녁까지

하루에도 얼마나 죽였는지 모른다

이 골목 저 골목 매일매일

몇 백인지 몇 천인지 셀 수 없다

 

  

오 밥이

사람을 잡아먹는 이 땅에

살아서 마주 볼 양심이 어디 있으랴

아침이여 나를 사형해다오

밤이여 나를 묻어다오

 

 

 

 

 

 

 



사형수

 

 


사람들이 모인 곳엔

반드시 총소리도 있다

 

  

오늘도 대중 앞에서

누군가 또 공개처형 당한다

 

  

절대로 동정해선 안 된다

죽었어도 격분으로 또 죽여야 한다

 

  

포고문이 다 하지 못한 말

총소리로 쾅 쾅 들려주는 그 앞에서

 

  

어째서인가 오늘은

사람들의 침묵이 더 무거웠으니

 

  

쌀 한 가마니 훔친 죄로

총탄 90발 맞고 죽은 죄인

 

  

그 사람의 직업은

농사꾼

 

 

 

 

 

 

 

 

 

 

 

- 탈북시인 장진성 -

 

◈ 한때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에게 "나의 작가"로 불렸으나

2004년 북한을 탈출, 최근 시집을 펴냈다.

시집 제목은 '내 딸을 백 원에 팝니다'

 

그가 북한의 어느 시장에서 목격한 실화를 바탕으로 쓴 작품으로 

긂주림을 못 견뎌 결국 딸을 100원에 판 어머니의 사연이다.  

그 100원으로 밀가루빵을 사서 팔려가는 딸의 손에 쥐어주며 

"미안하다"를 되뇌던 어머니를 보며 장씨는 눈물을 멈출 수 없었다고 했다.

 

- 그가 말하는 북한의 실상은?

 

"김정일에 의하면 북한은 이상향이어야 하는데, 

사실은 완전히 다르다.

평양만 벗어나면 거리에서 굶어 죽은 사람들이 많다.

결국 가장 가난한 나라의 백성이 

가장 부유한 왕을 위해 죽어나가고 있다는 걸 알았다. 

남한에선 밥이 먹는 거지만 북한에선 상상의 대상이다.

남한 밥이 맛있을수록 내 마음이 아프다"

 

- 앞으로의 계획은?

 

"시로 북한의 실상을 계속 알리고 싶다.

결국 나는 시로 북한에 충성했고

시로 북한을 배신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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