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 7 | |||||
작성자 | 훈련병개인공간 | 작성일 | 2010-09-23 23:50 | 조회수 | 246 |
---|---|---|---|---|---|
숲 속을 거닙니다 시선을 아래로 두어 풀 한 포기를 바라봅니다 습기를 머금은 풀이 열병난 마냥 수그러져 있습니다 시선을 위로 두어 달을 쳐다봅니다 금방이라도 넘어갈 듯 산 정상에 걸친 모습이 너무도 아찔하여 절로 몸을 움츠리게 합니다 시선을 앞으로 두어 공허를 바라봅니다 아무것도 숨을 내뱉지 않는 듯한 무심한 공허시여 잠시만 고개를 돌려 내 앞을 틔워주어 가던 걸음을 잠시 접고 시선을 돌려 뒤를 바라봅니다 곧 달을 몰아낼 듯한 해가 강렬한 기세로 이글거립니다 공허가 없는 그곳엔 향기 뿐이 가득합니다 지금 가는 걸음을 멈추고만 싶습니다 그러나 매서운 바람은 계속해서 나의 걸음을 재촉합니다 바람이시여, 간곡히 부탁하건대 날 한바퀴 감싸고 돌아 저기 화려했던 그 시절로 데려다 주어 분홍빛 향기 외엔 아무것도 존재하지 않던 그 시절로 날 뒷걸음치게 해주어 다시 한번 황홀했던 그 향내를 온몸으로 느낄 수 있게 해주어 나의 모든 눈물을 바쳐 애원합니다 그대여 돌아와주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