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 크리스마스와 여동생 | |||||
작성자 | 소위3엘프 | 작성일 | 2010-08-09 21:22 | 조회수 | 2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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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5 자, 뭘 써볼까. 누군가한테 보여줄 것도 아니지만, 그래도 처음엔 자기 소개. 부모님을 추락 사고로 잃은 나는 작년부터 여동생과 둘이서 살...고 있었지만, 그 여동생은 올해 봄부터 유학중. 돌아오는 건 3월이다. 뭐 그래서 올해 겨울은 혼자서 생활. 한가하니까 일기라도 써보기로 한다. 참고로 이건 여동생이 작년 크리스마스에 준 노트. 트리 그림이 그려져 있다. 음... 의외로 쓸 것도 없네. 오늘은 그만 자기로 한다. 여동생, 잘 자. 12/16 펜을 들기는 했는데 쓸 게 없다. 여동생과의 추억을 쓰려고 해봐도, 도무지 손이 움직이지 않는다. 정말 나는 여동생이 없으면 아무것도 못하는구나. 여동생을 만나고 싶다. 12/17 오늘은 친구한테 미팅에 초대받았다. 아무래도 크리스마스에 미팅을 하는 모양이다. 여동생한테 말하면 화내려나? 12/18 갑자기 나를 혼내는 여동생의 얼굴이 머리에 떠올랐다. "정말, 오빠도 참! 정신 좀 차리라구!" 라고 또 말해줬으면 좋겠다. 절대로 말 안 해주겠지만. 12/19 여동생에게서 전화가 왔다. 미팅에 대해서 이야기 했더니 "딱히... 상관 없잖아? 하고 싶은대로 하든지?"라고 말했다. 신경쓰이는 걸까. 귀여운 녀석이다. 물론 나는 가지 않는다. 여동생을 만나고 싶다. 12/20 여동생에게 작년 크리스마스에 준 선물. 지금은 내가 소중하게 쓰고 있다. 그러고보면 올해는 여동생한테 줄 선물 안 샀으니까 돈이 꽤 남는데. 하아... 여동생을 만나고 싶다. 12/21 여동생을 만나고 싶다. 정월에는 돌아온다니까 만나는 건 3개월쯤 후인가. 돈도 모였겠다 미국 가고 싶다~ 12/22 여동생을 만나고 싶다. 여동생을 만나고 싶다. 여동생을 만나고 싶다. 여동생을 만나고 싶다. 여동생을 만나고 싶다. 12/23 여동생한테서 전화가 왔다!!! 발송인 불명으로 크리스마스 선물이 왔다고 놀라더라(웃음) 서프라이즈도 하고 나도 참 대단한 오빠라니까. 12/24 정했다! 여동생이 있는 곳으로 갑니다! 나, 여동생이 없으면 무리에요. 뭐 그런 거니까 이게 마지막 일기입니다. 그럼! 12/25 메리 크리스마스! 여동생에게서 전화가 왔다. 크리스마스 파티를 했다는 모양이다. 그리고 여동생은 급하게 여기로 돌아온다는 듯하다. 아슬아슬하게 내가 미국으로 가려는 참이었다. 여동생은 세뱃돈이 그렇게 받고 싶은 걸까?(웃음) 아니면 나를 만나고 싶어진 걸까? 귀여운 녀석이다. 세뱃돈 잔뜩 준비해뒀어. 12/27 ...믿을 수 없는 일이 일어났다. 여동생이 탄 비행기가 추락했다는 모양이다. 시체가 쥐고 있었던, 내가 준 선물인 지갑으로 신원이 파악되었다는 듯하다. 2일 간격으로 쓰고 있었던 일기도 이걸로 마지막으로 하자. 페이지는 아직 남아 있으니까 슬픔을 이겨내는데에 성공하면, 내년 12월에 여동생과의 추억이라도 써볼까 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