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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 2차수정
작성자 대위2의문시인 작성일 2010-06-04 02:03 조회수 303
 앞에는 타임게이트가 있다. 쉽게 말해서 모험의 시작이랄까. 이건 무슨 소설도 아니고, 영화도 아닌데 말이야. 겨우 몇 년 전에 통신이만 가능하다고 하지 않았던가. 에휴, 어차피 돈 받고 하는 일이잖아. 뭐 이런저런 장비도 받았으니 무슨 일이야 있겠어?
 “시공간 게이트 좌표입력 설정 완료. 전송 설정 완료. 전송 지역 설정 무작위, 타임게이트 최대 가동시간 4일, 제 5번 게이트 이동인원 1인. 모든 설정 완료”
 뭔 소린겨. 무식하게 커다란 컴퓨터에서 덩치에 맞지 않는 목소리가 들리네 그려. 이제 가면 되나?
 흐흠. 아프로 펌 머리의 턱수염이 난 아저씨가 날 보며 헛기침을 했다. 뭐야 가라는 거야?
 “미스틱 바드 프로젝트 실험자 분께서는 타임게이트에 들어가셔도 됩니다.”
아프로 펌 옆에 조수처럼 보이는 한 여성이 이야기를 했다. 난 반 얼떨떨한 기분으로 게이트로 발을 옮긴다. “웅웅“ 거리는 소리와 함께 매스꺼운 느낌의 빛의 터널을 지나고 발이 땅에 닿은 곳은, 붉은 석양이 산의 후광처럼 비추고 있는 넓은 평야가 양쪽으로 펼쳐진 흙길의 한가운대였다. 옛 시골 분위기가 나는 곳이라 숨을 크게 들이쉬어 본다.
 “후읍”
 그때 코끝에서 전해오는 진한 향내, 말로 표현 못할 만큼의 심한 비릿한 향이 코끝을 자극했고 나는 그 냄새를 참지 못하고 코를 두 손가락으로 막았다. 어둠에 대한 시각이 적응을 하자 앞에 보였던 산이란 존재는 시체 더미란 것을 알 수 있었다.
 “ 이봐 거기!”
 당찬 여성의 목소리가 들리자 나는 소리가나는 쪽을 바라보았다. 거기에는 붉은색 로브와 넓은 챙의 모자 그리고 붉은 주름진 망토를 입은 여성이 보였다. 어이없는 현실에 한동안 멍하니 바라보고만 있으니, 그 여성은 나무로 만들어진 지팡이로 내 머릴 강타한 후 나를 시체 더미 근처 사람들이 모여 있는 장소에 패대기를 쳤다. 땅이 조금 흔들릴 만큼 강하게 내려친 터라, 주위사람들은 놀란 듯 웅성거렸고, 나는 충격에 눈을 질끈 감았다. 그런데 아프지가 않네.
 “지금은 의식 중입니다. 방해 말아주십시오”
 이번엔 푸른색의 앞가슴 쪽이 파인 로브를 입고 끝이 두 갈레로 갈라진 마법사 모자를 쓴 여성이 말을 했고, 또 나는 어이없는 현실에 멍할 뿐이다. 이건 뭐 판타지 소설인가 라는 생각이 머리에 스쳐갈 무렵 주위 사람들은 나를 시체더미에서 멀찌감치 끌어내었고, 날 패대기친 붉은 여성은 푸른 여성과 함께 시체 더미 옆 크리스탈로 보이는 제단에 갔다. 해가 머리 윗부분만 남기고 숨어들어갈 무렵 이였다.
 의식은 신비로웠다 정말 마법이 따로 없었다. 푸른 옷의 여성이 낮은 목소리로 중얼거리자
시체더미에서 조그만 반짝이는 알갱이들이 조금씩 나오더니 어느새 막바지 노을이지는 검붉은 하늘위에 은하수를 만들 정도로 무수히 떠올랐고, 알갱이들이 많이 생기면서부터 시체들은 미라처럼 바짝 말라갔다. 그리고 붉은 옷의 여성이 앞에 여성과 같이 낮게 중얼거리자 시체에 불이 붙었고 그 불은 순식간에 타올라 알갱이들을 소멸시키면서 커져갔다. 보고 있자니 판타지 영화를 보는 듯해 의식이 진행되는 동안 그저 입을 벌리고 멍하니 지켜보고 있었다.
 의식이 끝나고, 붉은 옷의 여성이 멍한 내 멱살을 잡고 자기 눈높이 까지 올렸다. 대단한 완력이여
 “이봐, 어디서 온 인간이야? 야만족의 스파이냐?”
뜬금없이 버럭 화를 내면서 멱살을 잡은 손에 힘을 더 주었고 그 악력에 목이 막혀 숨이 넘어갈 지경이 되었고 입에는 슬슬 게거품이, 온몸에선 진땀이, 의식은 몽롱해지기 시작했다.
 “그 사람을 잡은 손을 잠시 놓아주세요.”
푸른색 옷을 입은 여성이 걱정 섞인 목소리로 말을 하자 붉은 옷의 여성은 혀를 차며 다시 나를 땅에다 패대기를 쳤다.
 “저 다른 곳에서 온 여행자이신가요?”
나는 땅에 부딪친 머리를 문지르며 어느새, 내 앞까지 다가온 푸른 옷의 여성을 보며 또 멍을 때렸다. 상당히 내 스타일이다. 그런데... 어리다... 아동은 아니지만 연하에겐 관심이 없는데, 그 고정 관념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뚜뚜 뚜뚜 뚜뚜
귀에 익숙한 전자음 소리에 나는 급하게 두리번거리며 음성 수신기를 찾아본다.
 ‘실험자 분 들리시나요? 일단 그건 받는 것만 되는 것은 아시겠고, 지금쯤 다른 차원 드넓은 대륙 중 한군데에 떨어 지셨겠죠? 전달되지 못한 사항이 있어서 말씀 드립니다. 그 세계의 사람들에게 정체는 들키지 말아주십시오. 혼란을 야기할 수 있으니까요.“
 저... 이미 들켰걸랑? 가슴 깊은 곳에서 끌어 올라오는 한숨을 쉬며, 의심의 눈초리를 받질 않길 빌며, 최대한 자연스럽게 웃음을 지어본 후 고개를 들었다. 그런데 이노무 사람들은 오히려 호기심의 대상이라는 식으로 날보고 있었고 푸른 옷의 꼬마는 세상에 이런 일이에 나올 것 같은 현상을 본 듯이 눈을 초롱거리고 있었다. 이건 뭐 의심을 하질 않는 건지, 오히려 동물원에 소풍 나온 유치원생들 앞에 호랑이 꼴과 별로 다르지 않는다는 것에 김빠지고 헛웃음이 나올 지경이다. 혼자 구린 표정으로 웃고 있는 것이 안쓰러웠는지 푸른 옷의 꼬맹이가 수줍은 듯 약간 느린 동작으로 나에게 손을 내밀었고 나는 그 손을 잡았다. 그 순간, 뒤쪽에서 느껴지는 암흑의 오라들이 스믈스믈 나에게 경고의 메시지를 아주 강열하게 내품는 것을 느꼈다. 잠시 머뭇거리다 그래도 내민 손이 고마워서 일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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