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 「공중분해」- 『16』 | |||||
작성자 | 중위2└Angel♥┐ | 작성일 | 2010-04-30 16:29 | 조회수 | 11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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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칙적으로 지속대던 생활리듬이 깨질랑 말랑한 유리컵처럼 , 아슬아슬하게 버티고 있었다. 더이상 나도 따분한 일생생활과 강력한 살인충동을 참을수가 없었다. 난 평소와 다르지 않게 , 일어나서 세수를 하고 , 양치질을 하고 , 평소와 다르지 않게 똑같은 시간에 계단을 내려갔고 , 똑같은 시간에 차 문을 열고 , 똑같은 시간에 차 앞자석에 눌러붙어서 시동을 걸었다. 2번째 일을 저지르는곳까지는 많은 시간이 소요되진 않았다. 하지만 강력한 살인충동을 참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시간이었다. 출발한지 10여분만에 고장난 앞창문을 손으로 뜯어고치고 , 심지어 안 고쳐지자 해머로 창문을 부시고 아직은 차가운 꽃샘추위속에 섞여있는 차가운 바람을 머릿속에 맞고 , 맞고 , 왕따처럼 또 맞고 맞아도 , 예전처럼 맞고 맞아도 이미 울타리를 벗어나서 미쳐버린 늑대처럼 , 내 마음속과 몸속은 미쳐버려서 제어를 할 수 없는 지경까지 와 버려서 , 핏속에는 세상을 향한 복수심과 살인충동과 증오감이 섞여 버려서 , 건성건성 붙어있는 자동차 앞미러로 본 나의 모습은 내가 아닌 , 그저 미친 놈으로밖에 보이질 않았다. 무스가 덕지덕지 발라져있는 머리카락이 오픈카 뒷방향을 향하고 있었고, 눈 아래에는 끝없는 구렁텅이처럼 다크서클이 이어져 있었다. 젠장 . 이러다간 정말로 미쳐버리겠어. 사람들이 꿈이라는 환상에서 깨어나 본격적으로 노동을 할 시간에 , 자동차 묘기라도 보여주는 사람처럼 3 , 4차선을 왕복하면서 기어를 2단까지 올리고 전속력으로 엑셀을 밟는 짓은 미친 짓이었다. 정말로 정신이 반쯤 나간 사람이라도 , 아무리 겁없는 10,20대 폭주족이더라도 , 심지어 속도를 경쟁하는 레이서들도 , 누가 보더라도 미친 짓이었다. 난 예전부터 그렇게 생각해왔다. 고속도로에서 남 대신 뻥튀기를 팔떼 130Km 이상으로 자기 앞을 지나가는 폭주족같은 사람들을 보면서 예전부터 쭈욱 그렇게 생각해왔다. 바람때문에 멀리 날아가버린 뻥튀기를 초점없는 눈으로 보면서. 그런 내가 3 , 4차선을 왕복하면서 기어를 2단으로 쭈욱 올리고 전속력으로 엑셀을 밟고 있었다. 그렇게 150Km의 맞바람을 얼굴에 강하게 맞으면서 뒤에서 재빠르게 달려오는 경쟁자과 사이렌 소리를 듣고 나서야 몸속에서 끓어오르는 살인충동을 조금이라도 억제할 수 있었다. 그렇게 미친놈이 되고 , 그렇게 사람들의 시선과 관심을 받고 , 죽음의 공포까지도 망각해버린채 속도에 미쳐서 위험도 공포감도 모르고 구불구불한 도로들을 130Km 이상으로 유연하게 돌았을때서야 내 몸이 공중 위로 떠오르는걸 느낄수 있었다. 너무나도 빨라서 주변 물체들이 2개 , 3개 , 그렇게 폭발적으로 증식해나가다가 갑자기 눈 앞이 하얗게 될때서야 모든 감정들을 초월해버리고 모든 속도들을 초월해버리고서야 그렇게 아무것도 안 보이고 주변이 환해질때서야 , 온 몸 구석구석으로 쾌감이 전달되면서 몸이 공중으로 떠오르는걸 느낄수 있었다. 하지만 순간이었다. 정말로 순간이었다. 몸과 정신이 분리되면서 온몸으로 쾌감이 느껴지는 것은 정말 순간이었다. 늦잠자는 아이를 깨우기 위해서 어머니가 불을 켰을때와 동시에 방안이 환한 불빛으로 차는 그 사이의 순간이었다. 불을 키는 것과 불이 환하게 켜지는 순간. 그 재빠른 순간으로 몸속에서 끓어오르는 살인충동을 그나마 가라앉힐수 있었다. " 끼이이이이이이이이익 - " 가속도가 붙고 붙어서 더욱더 달리고 싶어하는 차를 가까스로 진정시키고 , 멋지게 커브를 해 속력을 급하게 줄인 다음 반쯤 열려져있는 차 문을 완전히 열어제꼈다. " 12분 , 빨리 도착했네 . " 멋지게 차에서 내리기 전에 , 백미러로 내 모습을 확인해보았다. 아침에 괜히 무스를 발랐다는 생각이 들 만큼 , 누가 봐도 내 머리카락은 사자 갈기를 연상시켰고 그런 모습은 더욱더 나를 공포스럽고 해괴스럽게 만들었다. 오히려 그런 모습이 좋았다. 공포스럽고 , 해괴스러운 모습. 그는 방금 일어난 짜릿한 경험에 흥분하면서 , 예전 추억을 떠올리면서 , 그때도 지금과 같이 짜릿한 기분이었다는걸 회상하면서, 여느날과는 다르게 빠르고 가벼운 발걸음으로 그때 그 곳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굳이 그 길을 생각하려고 하지 않아도 , 그는 본능적으로 그 길을 기억하고 있었다. 굳이 가려고 하지 않아도, 마음과 몸은 따로따로 놀아서 가려고 마음을 먹든 안가려고 마음을 먹든 아무런 상관이 없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 그는 오랫동안 마을을 떠낫다가 다시 돌아온 사람처럼 , 어느 한 주택의 지붕 위에서 마을 전경을 구경하고 있었다. "어 ? " 얼굴에 주름살 한점 없었던 그의 얼굴에 정말 빠르게 괴물의 모습이 스쳐 지나갔다. 하지만 그는 얼마 지나지 않아 , 상대를 비웃는듯한 단어를 한마디 내뱉었다. " 크큭 " 경찰쪽은 이미 다 손을 써 놓았것만 , 그래도 이런 자질구레하게 " 보이지 " 사건에 경찰이 두명이나 왔다는 것은 완벽한 시나리오속에 계획되지 않은 변수와 다를게 없는 일이었다. 나는 흠칫 놀라며 " 저들이 모르는 사람에게는 100원조차도 받지 않는다는 , 이야기 속으로만 내려오던 1% 엘리트 경찰인가 " 하고 일순간 걱정했으나 , 순간은 순간이었다. 내 얼굴에는 깊은 주름살이 주름치마처럼 잡혀졌다가 , 빠르게 다시 펴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