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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 「공중분해」-『14』
작성자 중위2└Angel♥┐ 작성일 2010-04-30 16:21 조회수 72
소리가 난 쪽으로 부지런히 발을 놀리던 중 , 어렴풋이 머릿속에서 " 끔찍했던 경고메세지 " 가 재발했다.

 

" 젠장 , 타이밍이 ... "

 

내가 그것들을 뿌리치려고 하면 할수록 , 내 머릿속에선 잡초처럼 끈질기게 경고메세지가 자랐다.

내 머릿속에선 " 목숨이 아깝지 않으면 , 당장 손을 때세요 . " 라는 섬뜩한 기계음소리와 , 방금 날 죽여버리겠다고

한 상관의 목소리가 점점 현실화되면서 스테레오로 울리고 있었다.

나는 천천히 속도를 줄이고 , 깊게 선선한 공기를 들이마셨다.

스테레오로 울리던 경고메세지가 천천히 멈추자 , 다시 지속적이면서 높은 음이 낮아지거나 높아짐 없이

일정하게 지속되는 비명소리를 찾아다녔다.

 

" 꺄아아아아아아악 ! . . . . . . . . "

 

칭얼대던 어린아이가 "곶감 줄께" 라고 거짓말을 치는 엄마의 달콤한 거짓말에 속아 울음을 뚝 끊는 아이처럼,

높고 일정하게 유지되던 비명소리가 일순간 뚝 끊겼다.

 

"헉"

 

가슴이 철렁 주저앉으면서 희망의 끈도 뚝 끊기고 말았다.

부지런히 소리가 난 쪽으로 발을 놀리던 내 발이 흙먼지와 함께 급 브레이크를 밟았다.

소리가 난 남동쪽 창문과 지붕 사이사이를 , 먹잇감을 찾아다니는 매의 눈처럼 잽싸게 흩어보았지만

살아있는것들은 단 하나도 보이지 않았다. 단 한명도 보이지 않았다. 심지어 매일매일 먹이를 먹으려고 찾아오는 참새들도

보이지 않았다.

누구누구 말대로라면 경찰청은 신고전화와 막아두었던 창고문을 열자 우르르 쏟아져내리는 물건들처럼

물밀듯이 찾아오는 사람들때문에 눈코뜰새 없이 바쁜 시간인데

이 곳은 밭일을 하러 나온 농부 한명 , 먹이를 먹으러 온 참새 떼 마저도 보이지 않았다.

" 죽은 도시 " 였다. 아무것도 살아있는것이 없이 , 육체만 살아있는 죽은 사람들처럼 너무나도 조용했다.

누군가가 사라지거나 누군가가 죽어도 공포감이나 관심따위는 가지지 않았다. 무표정하게 자신이 할 일만 , 

즉 "일상생활" 에 맞춰서 규칙적으로 행동하고 있는 이런 곳은 어떠한 범죄가 일어나도 무관심속이라는 단단한

벽을 절대로 뚫지 못한다. 그렇게 한명씩 한명씩 죽어나간다.

 

그런데도 , 한때 경찰청의 전설 (2006년도에 굵직한 연쇄살인사건들은 모두 그녀가 처리했다. )

최유리 형사님께선 ,  

 

 

 

아니. 정말로 전설이라면 비명소리도 멈췄고 살인자라고 의심되는 사람은 단 한명도 보이지 않는데 포기하지 않고

저렇게 사방팔방 뛰어다니다니 . "전설" 의 이름값이 의심스러웠다.

설마 뇌물 먹고 다른사람 공로 채가서 전설이 된건가 ? 그 누구도 믿을수가 없었다.

 

 

" 꺄아아아아아아아악 !! "

 

목에서 나오는 비명소리가 아니라 , 몸 깊은곳에서 악을 지르는듯한 목소리에 , 한동안 귀가 멍멍해서 

한 발자국도 감히 땔 수가 없었다.

5초동안 지속되던 비명소리가 멈췄다.

나는 지붕 벽에 간신히 붙어있던 사다리를 타고 지붕 위로 올라갔다.

 

" . . . "

 

아무런 말도 나오지 않았다. 수많은 시체들과 대면하는 경찰이 흠짓할정도로 시체 상태는 끔찍했는데,

그녀가 받았을 충격을 생각하니 마음이 철렁 가라앉았다. 아무리 경찰이래도 , 사회속에선 그저 한명의 시민일 뿐이니까.

경찰이라고 해서 시체가 고만고만하게 보이는건 아니다. 내가 비명을 지를수 있다면 당장이라도 비명을 지르면서 토를 할 것이지만,

그녀는 다행히도 안정을 되찾고 , 초점풀린 눈으로 시체를 응시했다.

사실 , 구차한 수식어 더하지 않고 말하면 시체 상태는 " 난도질당한 고깃덩어리 " 였다.

아직도 몸 여기저기에선 선혈[鮮血]이 솟구쳤다.

나는 떨리는 손을 천천히 목에 갔다대면서 맥박을 짚었다. 

 

" 사망입니다 . "

 

루미놀반응 검사는 해볼 필요도 없이 몸속에서 나오고 있는건 피가 확실했다.

대체 어떻게 설명해야할까. 비명소리가 들리자마자 30초 안에 최유리 형사가 시체를 찾아냈는데 ,
즉 비명이 멈춘 시점부터 최유리 형사가 시체를 찾아내는데 30초 간격이 걸렸는데,

30초 안에 범행을 저지르고 도망가는것은 사실상 불가능했다.

주변은 의심 한톨 남기지 못하게 , 칼에서 피가 떨어지면서 생긴 핏자국도 없었고 , 숨을만한 곳도 없었다.

 

" 지문검사라도 해봐야겠어요 . "

 

" 설마요. 지문 일부분이라도 나오지 않을 겁니다. 계획된 완벽범죄예요. 

게다가 칼이 아닐수도 있어요. "

 

" 예를 들어서 ? "

칼이 아니고는 설명할수가 없었다. 칼이 아니라면 모든 사건은 원점으로 되돌아가 , 

죽인 도구가 " 칼 " 이라는것을 전제조건으로 추리를 해나가고 있는거니까.

 

" 날카로운 쇠사슬이 온 몸을 강하게 묶고 , 어떠한 힘으로 쇠사슬을 안쪽으로 끌어당기면 충분히

피부 여러군데에 치명상을 입힐수 있어요 . "

 

어느정도 일관성이 보이는 추리였다. 

시체는 믿기지 않을 정도로 , 아직도 붉은 선혈이 몸에서 솟구치고 있었다.

그 앞에서 우리는 태연하게 추리를 하고 있었다.

 

" 쇠사슬같은것은 실내에서 사용할수 있는것 아닌가요 . 고문기계등으로... "

 

" 그러니까 조사를 해봐야죠 . 그런데... 이것좀 옮겨봐요 . "

 

핏물이 벌써 신발 밑창 아래를 속속들이 침투하고 있었다.

나는 분수처럼 피가 솟구치는 시체를 양손으로 들고 , 가방 안에다가 시체를 집어넣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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