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 Math Episode LAST - 정의귀신 | |||||
작성자 | 훈련병12night | 작성일 | 2007-10-21 15:30 | 조회수 | 25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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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야흐로 중원의 미분귀신과 적분귀신에 의한 전국 시대는 정의귀신이라는 새로운 귀신의 등장으로 인하여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게 되었다. 정의귀신의 활약은 대단했다. 정의귀신이 지나간 자리는 모두 0으로 황폐화 되고, 모든 마을 사람은 정의귀신이 나타났다는 소문만 나도 무서워서 꼼짝을 못하게 되었다. 그러던 어느날, 정의귀신은 한 작은 마을을 지나게 된다. 정확하게 말하자면, 그 마을의 규모를 파악할 수 없었지만, 겉보기에는 별 것 아닌 듯하게 보이는 마을이었다. 하지만.. 문제는.. .. .. 마을 사람들이 정의귀신이 마을에 도착했는데도 별다른 반응이 없었던 것이다. -_-;; 그동안 모든 사람들에게 공포의 대상이었던 자신이 이렇게 무시당하는 것에 정의귀신은 황당함 이전에 분노가 끓어 올랐다. 마침 굉장히 어리버리해 보이는 한 꼬마가 눈에 띄였다. 정의귀신은 자신의 힘을 과시하겠다는 듯, "= 0"을 외쳤다. 그러나 그 어리버리해 보이는 꼬마는 눈 깜짝 하지 않고, 대뜸 이렇게 반문하는 것이었다. "아저씨, 그건 95%의 신뢰 구간에서는 채택될 지 몰라도 저는 유의수준이거든요. 딴 데 가서 알아봐요." 정의귀신으로서는 알 수 없는 방어였지만, 굉장히 자존심이 상했다. 무슨 공격을 해도 공격 자체에 대한 집합을 기각해 버리는 그 꼬마한테는 먹혀들지 않는 것이었다. 화가난 정의귀신은 옆에서 미소를 짓고 있는 청년에게 화풀이성 공격을 하였다. 하지만, 그 청년은 정의귀신이 공격할 때마다 계속해서 실수(Real number)를 만들어내는 것이 아닌가? 정의귀신은 이해할 수 없었다. 왜 사라지기는 커녕 계속해서 실수를 만들어내는 것인가? 정의귀신은 그 청년에게 도대체 정체가 무엇이며, 여기는 어디인가를 묻지 않을 수가 없었다. 청년은 대답했다. "저는 확률 함수(Probability function)라고 합니다. 당신이 어떠한 정의를 내리건 간에 그에 따른 확률을 계산합니다." "이럴수가.. -_-;;; " "이 마을은 ''확률과 통계''라는 연합 마을입니다. 이 마을 사람들은 당신과 같이 정의내리기 좋아하는 족속들에게 진실을 알려주지요." "그렇군. 그래서 나의 공격이 전혀 먹혀들지 않았던 것이군. 한 가지만 더 묻겠다. 왜 그런 힘을 지니고 있으면서도 세상을 지배하려 하지 않는 것이지?" "저희가 가진 힘은 시계열(통계학의 연구 분야의 하나, 에필로그의 작자가 현재 대학원에서 전공중인 분야)이란 마을 사람들이 가진 힘에 비교하면 아무 것도 아니기 때문입니다. 그 마을 사람들은 미래를 예언하고, 또한 원하는 미래를 실현시키는 무서운 능력을 갖고 있지요. 시계열 마을 뿐 만이 아닙니다. 저 길로 계속 가면 또 어떤 마을이 있는지는 시계열 마을 사람들도 극소수만이 알고 있습니다. 소문에는 넓이는 유한한데 둘레는 무한해서 그 형체를 알 수 없는 프랙탈(Fractal)이라는 마을이 제일 가까이 있다고 합니다." ".. .. .." 역시 세상은 넓다고 했던가.. 정의 귀신은 자신의 나약함과 어리석음을 깨닫고 중원을 떠나고야 만다... ... ... |